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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을 향한 프러포즈

웹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때와 장소와 그를 떠올리는 사람에 따라 웹이란 것은
이며 그 안의
선반
이고
식물이고
정원
이며
웅덩이가 될 수 있다. 바다 속 깊이 가라앉은
바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구름이기는 어렵다. “한편”, 은유는 촉각만큼이나 값지지만 동시에 감정만큼이나 위험하다. *단 하나의 은유에서부터 사랑은 생겨날 수 있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다섯 개 이상의 은유가 녹아 있는 이 글은 웹을 향한 로럴의 달콤한
프러포즈
가 될 것이다.
때문에 나에게는 (섣불리) 웹의 보조관념을 찾는 일이 내심 공포스럽다. 웅덩이로 정의하는 순간 마르기 시작할 것이고, 바위로 정의하는 순간 끝없이 가라앉을 것이라는 소심한 연상적 추리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가장 내키는 정의는 결국엔 “웹사이트는 어딘가에서 가동되는 서버에 저장된 파일이나 파일의
모음”이다. 우리가 사전적이라는 단어와 위키피디아의 링크를 애용하는 이유는 은유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웹에 대한 은유를 회피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 앞에서는 누구나 조심스러워지기 마련이다. 예기치 못한 사랑이 가져올 혼란을 막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작은 공포심 때문에 사랑을 멈추거나 미루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 또한 아주 잘 알고 있다. 이제 나의 남은 과제는, 웹에 대한 사랑을 조심히 잘 키워서, 알맞게 어울리는
가능성
을 찾아
고백하는 일이다.


『My Website is a Shifting House Next to a River of Knowledge. What Could Yours Be? 내게 웹사이트는 지식의 강을 따라 흐르는 집이다. 당신은?』
을 읽고 씀, 조민재

* 그 당시 토마시는 은유란 위험한 어떤 것임을 몰랐다. 은유법으로 희롱을 하면 안 된다. 사랑은 **단 하나의 은유에서도 생겨날 수 있다.
_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그녀는 마치 송진으로 방수된 바구니에 넣어져 강물에 버려졌다가 그의 침대 머리맡에서 건져 올려진 아이처럼 보였다.
_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